좀 게으르면 어때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이 세상에 게으른 자가 자기합리화하는 글입니다.
라고 했지만, 너무 할 일을 미루면 똥줄 타기도 합니다. 😜 (지금처럼요.)
heyMinji 헤이민지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얼마 전 제 인스타그램에 올린 I'm such a procrastinator. 기억나시나요. 저는 참 잘 미루는 사람으로.. 지금 굉장히 똥줄 타는 상태입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을 하고 있는데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저는 뭐가 딱딱 맞춰져야 일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미 슬슬 마무리 지어야 하는 일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오늘의 주제는!
한 때 무척 유명한 짤이었지요. 제 핸드폰 배경이었기도 했던 짤인데, 좀 많이 게을러지는 때면 이 짤이 생각납니다. 이런 경험들 없으시나요.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데, 더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때.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저는 해야 할 일이 많을 때 더 그런 거 같습니다. 특히 중간에 잠시 쉬는 텀이 생기면 그때부턴 망삘...
가끔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만 자꾸 뒤처지는 거 같고, 남들과 한 없이 비교하게 된달까요. 언제부턴가 부지런하게 살라고 강요받는 기분이에요. 그 단적인 예가 미라클 모닝이지요. 저는 곧 죽어도 못 해낼, 그 미라클 모닝이요.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볼 때마다, '나는 인생을 허투루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지런한 삶을 위해 자기계발류 글을 쓰는 블로거들이나 유튜버들을 보면 저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꾸 작아지고 죄책감이 심해집니다.
"난 왜 이렇게 미루지."
"왜 나는 저렇게 못 하겠지."
"알람 소리에 일어나지도 못하다니 한심해."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입니다. 제가 자꾸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글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을 미워하지 않기 위한 자기방어적인 글이요. 🤘
2018년 끝자락에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오디오북으로 들었습니다. 당시 제 독서 노트에는 "어떨 때는 피식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했고, 그러다 눈물이 터져 막 울기도 했다."고 적혀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즐겁게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저이지만, 과거엔 참 채찍질만 하며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잘해야 한다.' '더 많이 해야 한다.' '내가 잘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 저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부담감이 심했고, 우울했으며, 감정 컨트롤에 대한 자기계발류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게을러질 때면 매우 큰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30대가 되어서도 계속 그런 기분으로 살았는데, 〈하마터면…〉을 읽고 나서는 똑같이 게으르게 굴어도 그 죄책감의 무게가 가벼워진 거 같아요. 이 책 4부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자신이 대단하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 환상과 현실과의 괴리감이 커질수록 괴로움이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환상의 모습에 현재의 모습을 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상을 버리고 현재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
"난 그냥 이 정도의 사람이구나. 근데 이것도 나쁘지 않네?"
"난 게으른 사람이야. 그게 뭐 어때서."
"남과 비교하며 실망하고 채찍질하지 말자. 맡은 일만 잘하면 되지."
몇 년 전 〈하마터면…〉을 읽은 후에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당시 작성한 독서 노트엔 이런 말은 없었습니다만..)
저는 좀 게을러도 할 일은 잘 끝냅니다. 저에겐 Panic Monster가 있거든요(제가 좋아하는 TED Talk 영상에 등장하는 녀석입니다). 그래서 자꾸 미루는 건지도 몰라요. 🤔 Instant Gratification Monkey랑 씐나게 놀다가 패닉 몬스터에 저를 너무 자주 맡겨서 문제지만ㅋㅋ
그래서 지금 생각은 이렇습니다.
자기방어적인 자기합리화 글입니다.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만 생각해 주세요. 그럼 즐거운 월요일 보내시고, 우린 다음 글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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